회귀한 공녀의 재계약
12화
황실 대심판원의 아침 햇살은 서쪽 벽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법정 바닥에 푸른빛과 붉은빛을 뿌렸다. 방청석은 이미 귀족들로 가득 찼다. 최전방 왼편에 엘레나가 두 손을 앞치마 아래 깍지 낀 채 서 있고, 그 뒤로 세르지오가 검자루에 손을 얹은 채 방청석을 훑었다.
중앙 단상 위, 황제가 착석했다. 그의 오른편에 대심판원이, 왼편에 서기가 배석했다.
리아나는 피고석에 단독으로 섰다. 칼렌은 그녀의 뒤편, 증인석과 피고석 사이의 경계에 서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프리드리히 벨몬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프리드리히가 원고석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는 왼손에 두꺼운 양피지 뭉치를 들고 있었다.
“폐하, 그리고 대심판원님. 본 후작은 리아나 벨루아가 제국법이 금하는 예지의 마법을 사용했으며, 그 근원이 신이 아닌 불경한 힘에 닿아 있음을 고발합니다.”
대심판원이 손을 들자 서기가 깃펜을 들었다.
“증거를 제출하십시오, 후작.”
프리드리히의 오른손 검지가 양피지 첫 장을 넘겼다. 그는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첫째. 피고소인은 삼 주 전 황실 연회에서, 누구도 알지 못했던 독살 음모를 사전에 적발했습니다. 둘째. 칠 일 전, 본 후작의 저택 지하 응접실의 존재와 방문객 명단을 마치 눈으로 본 듯 기술했습니다. 셋째—”
“그것이 증거입니까.”
리아나의 목소리는 낮고 고요했다. 방청석의 머리들이 일제히 피고석으로 돌아갔다.
“후작님께서 열거하신 모든 사건은, 제가 현장에서 관찰하고 추론한 결과입니다. 예지가 아니라 증거와 논리에 기반한 판단이지요.”
프리드리히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입술이 얇게 당겨졌다.
“그렇다면 설명해 보시오. 당신은 어떻게 본 후작의 저택 구조를 알았으며, 어떻게 하인 한 명의 구좌까지 추적할 수 있었습니까.”
“정보는 돈으로 삽니다. 후작님께서도 잘 아시는 거래 방식이지요.”
방청석 한쪽에서 억눌린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프리드리히의 손에서 양피지가 살짝 구겨졌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대심판원을 향했다.
“피고소인은 자신의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제국법상 불법 정보망 이용의 정황 증거입니다.”
“불법 정보망이라면, 그 출처를 먼저 증명하셔야 합니다.”
칼렌이었다. 그는 팔짱을 푼 채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만 차갑게 법정에 깔렸다.
“아내의 정보 출처는 이 공작이 보증한다.”
프리드리히의 시선이 칼렌에게로 옮겨갔다. 그 순간, 프리드리히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곧바로 마지막 양피지를 들어 올렸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그가 양피지를 높이 치켜들었다.
“피고소인의 시녀—엘레나 로벤은 과거 베일 상회에서 '그림자 엘레나'라는 암명으로 활동한 정보 중개상입니다. 공작 가문의 하녀가 불법 암시장 출신이라면, 그녀가 수집한 정보의 적법성을 누가 보증합니까.”
방청석이 술렁였다. 엘레나의 어깨가 굳었지만 그녀는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
리아나는 고요히 프리드리히를 바라보았다.
“후작님.”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정중했다. 그러나 한 음절 한 음절이 또렷하게 법정의 공기를 갈랐다.
“저를 마녀로 만들려면, 제 정보 출처의 불법성을 증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신이 아닌 힘을 제가 사용했다는 증거—그것을 직접 제시하십시오.”
프리드리히의 입이 열렸다. 닫혔다. 그 짧은 틈에 리아나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프리드리히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에 닿았다. 그녀는 왼손으로 붉은 띠를 천천히 풀었다. 천이 풀리며 드러난 피부—그곳에는 전생의 독이 남긴 오래된 흉터가 있었다. 검푸른 실금이 혈관을 따라 그 살갗을 가로질렀고, 흉터 가장자리는 마치 오래된 화상처럼 은백색으로 결이 일그러져 있었다.
방청석 전체가 숨을 들이켰다. 황제의 상반신이 앞으로 기울었다.
리아나는 침묵 속에서 시선을 방청석으로 천천히 옮겼다.
“이것이, 신께서 제게 남기신 유일한 증거입니다.”
그녀는 말을 한 번 끊었다. 프리드리히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삼 년 전 겨울, 저는 독살당했습니다. 이 손목의 상처는 그날의 독이 남긴 흔적입니다.”
프리드리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리아나는 멈추지 않았다.
“죽었어야 할 인간이 살아 있다. 그것만으로 신의 개입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면—그렇다면 묻겠습니다, 후작님.”
그녀의 손목이 천천히 프리드리히를 가리켰다.
“저를 독살한 자는 누구입니까.”
법정 전체가 멎었다. 서기의 깃펜이 양피지 위에서 멈췄다. 대심판원의 눈이 프리드리히에게로 향했다.
프리드리히의 입술이 바짝 말라붙었다.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른손에 쥔 양피지 더미가 미세하게 떨렸다.
리아나가 손목을 내리며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것이 신이 나에게 남긴 기적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후작님—당신은 이미 이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방청석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몇몇 백작 부인이 손수건으로 입을 가렸다.
프리드리히의 시선이 재빨리 방청석을 훑었다. 더 이상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없었다. 귀족들의 고개는 서로를 향했고, 손가락은 피고석을 가리켰다.
대심판원이 입을 열었다.
“후작. 피고소인의 질문에 답변하십시오.”
프리드리히가 대답 대신 오른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리아나의 시야가 프리드리히의 손끝을 포착했다. 예복 안쪽 허리띠. 손가락 두 개가 천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전생의 기억이 번쩍였다. 프리드리히는 절박할 때 입으로 말하지 않고, 손으로 결말을 지었다.
그의 시선이 칼렌에게로 짧게 튀었다.
리아나는 숨을 들이마실 틈도 없이 몸을 왼쪽으로 던졌다. 오른손을 뻗어 칼렌의 가슴팍을 밀쳤다.
칼렌이 반 걸음 물러난 그 자리를, 프리드리히의 단검이 허공을 갈랐다.
칼날 끝에서 달콤하고 비릿한 냄새가 났다. 전생의 독과 같은 냄새—리아나의 손이 곧바로 프리드리히의 손목을 향했다. 그녀의 왼손이 칼을 쥔 오른손 손목을 정확히 움켜쥐었다. 동시에 오른손으로 프리드리히의 엄지손가락을 뒤로 젖혔다.
단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금속음이 대리석 바닥을 울렸다.
세르지오가 방청석 쪽에서 뛰쳐나왔다. 근위대원 셋이 곧바로 프리드리히의 양팔을 잡아 등 뒤로 꺾었다.
칼렌이 무릎을 굽혀 바닥의 단검을 집어 올렸다. 그는 칼날을 빛에 비추었다. 칼날 가장자리에 녹청색 액체가 얇게 번져 있었다. 그는 단검을 손수건으로 감싸 서기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독이 묻은 단검입니다. 격리 보관하십시오.”
서기가 황급히 일어나 단검을 쟁반에 받쳐 물러났다.
프리드리히는 근위대원들에게 붙들린 채 고개를 치켜들었다. 입술이 실룩였지만 이내 닫혔다. 칼렌이 그 앞으로 걸어갔다. 두어 발자국 거리에서 멈춰, 프리드리히를 내려다보았다. 칼렌의 목소리는 낮고 느렸다.
“이단 심문을 가장한 독살 시도. 공작 가문에 대한 무장 기습.”
그가 몸을 돌려 황제를 향했다.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고개를 숙였다.
“폐하. 피고소인에 대한 모든 혐의는 원고의 범죄 행위로 무효화되었습니다. 이에 본 공작은 리아나 벨루아에 대한 이단 심문의 즉각 취하와 프리드리히 벨몬트의 구속을 청원합니다.”
황제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대심판원이 일어섰다. 그가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드리히 벨몬트 후작. 귀하는 법정 내 무장 난입과 공무 집행 방해, 그리고 공작 가문에 대한 살인 미수 혐의로 현장 체포되었음을 선언합니다. 근위대는 그를 구금하라.”
프리드리히가 근위대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그의 발소리가 복도로 사라지자, 방청석의 소란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칼렌이 리아나에게로 돌아섰다. 그녀의 손목은 아직 드러나 있었다. 흉터가 대심판원의 촛불 아래에서 푸르게 빛나는 듯했다. 칼렌이 왼손을 들어 검지의 스톰블루 반지를 흉터 위로 가져갔다.
보석이 어둡게 점멸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점멸에서 푸른 빛이 흉터를 따라 번지기 시작했다.
리아나의 손목에서 열이 올랐다. 전생의 독이 남긴 은백색 결들이 빛을 흡수하며 조금씩 옅어졌다. 검푸른 실금이 희미해지고, 마지막 남은 흔적이 연한 살구색으로 변해갔다. 그동안 그녀의 손목을 떠나지 않았던 은근한 통증이—바늘 끝으로 찌르는 듯한 감각이—사라졌다.
리처드 세르반테스의 독이 마지막 흔적까지 법정의 빛 속에서 지워졌다. 푸른빛이 걷히자 손목 안쪽은 매끄러웠다.
칼렌이 손을 내렸다. 반지가 다시 짙은 감청색으로 가라앉았다. 그의 얼굴에 한 줄기 땀이 볼을 타고 흘렀지만, 그는 닦지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대심판원과 방청석을 향해 선언했다.
“리애나 벨루아는 마녀가 아닙니다. 신께서 선택하신 증인입니다. 본 공작은 오늘 이 자리에서—클라우스 하인겔 가문의 이름으로—그녀의 결백을 증언합니다.”
그가 리아나에게로 몸을 반쯤 돌렸다.
“또한 그동안 기록되지 않았던 벨루아 가문의 공헌을 증언합니다. 변경 수호와 북부 밀수 경로 차단. 벨루아 가문의 희생 없이는 제국의 북부 국경은 오늘날까지 지켜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서기의 깃펜이 양피지 위를 빠르게 움직였다. 대심판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황제를 바라보았다. 황제가 손을 들었다.
“기록하라.”
황제의 목소리는 굵고 느렸다.
“리애나 벨루아에 대한 이단 심문 청원은 기각되었으며, 원고 프리드리히 벨몬트는 법정 내 폭력과 무고로 체포되었다. 증인 칼렌 클라우스 하인겔의 증언에 따라 벨루아 가문의 명예는 공식 회복되며, 가문의 모든 재산과 권리는 즉시 복권된다.”
그가 잠시 멈추었다. 대심판원이 서기에게서 새 양피지를 받아 황제에게 건넸다. 황제는 양피지를 펼치지도 않은 채 마지막 구절을 낭독했다.
“프리드리히 벨몬트. 귀하는 귀족의 의무를 저버리고 무고와 독살을 계획했으며, 제국의 법정을 모독했으므로 사형에 처한다.”
서기의 깃펜이 마지막 글자를 완성했다. 근위대원들이 복도 끝에서 다시 들어와 형장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프리드리히의 뒷모습이 문 너머로 사라졌다.
법정의 문이 닫혔다.
엘레나가 피고석 옆으로 걸어왔다. 그녀의 눈가가 붉었지만 표정은 웃고 있었다. 세르지오는 방청석 끝자리에서 목덜미를 한 번 긁적이고는, 검자루에서 손을 떼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리아나는 오른손을 들어 손목을 보았다. 흉터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붉은 띠를 집어 들었다. 천을 두 손으로 접어 손바닥 안에 감췄다.
칼렌이 그녀의 옆으로 왔다. 어깨가 닿을 듯한 거리에서 멈췄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리아나는 왼손을 들어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렸다. 까끌한 군인의 손가락이 그녀의 손등을 감쌌다.
“끝났다.”
칼렌이 짧게 말했다. 리아나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아직입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더 이상 법정용 존대의 날이 서 있지 않았다. 조용하고 평온한, 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아침 햇살이 피고석 바닥까지 길게 늘어졌다. 네 사람의 그림자가 빛 속에서 하나로 이어졌다.
법정 복도에 길게 울리던 발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지나 잔디 가장자리로 옮겨 붙기까지는 채 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리아나는 굳게 접은 붉은 띠를 주머니에 넣고 손끝에 아직 남아 있는 칼렌의 체온을 의식한 채,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세르지오와 엘레나의 발걸음 사이로 대심판원 정원 쪽 회랑을 빠져나갔다. 느릅나무 가지가 바람에 스칠 때마다 마른 잎이 석재 바닥에 소리 없이 떨어졌다.
대심판원 정원의 석재 바닥에 오전 햇살이 납작하게 깔렸다. 겨울 끝자락의 바람이 느릅나무 가지를 한 번 흔들고 지나갔다. 칼렌이 리아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엘레나와 세르지오는 정원 입구 쪽에 멈춰 섰다.
칼렌이 왼손 검지에서 스톰블루 반지를 뽑았다. 손바닥에 쥔 채 리아나에게 내밀었다.
“계약을 파기한다.”
리아나의 호흡이 한 번 끊겼다. 오른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법적 계약이다. 벨루아 가문의 명예는 이미 회복됐고, 프리드리히는 구금됐다. 이 반지는 원래 용도를 다했다.”
칼렌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낮았다. 반지를 쥔 손가락 끝이 약간 하얗게 질렸다. 그가 반나절 전 재판정에서 보인 살기 어린 검술과는 전혀 다른 긴장이었다.
입구 쪽에서 엘레나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세르지오가 그녀의 어깨를 한 번 잡았다 놓았다.
리아나는 붉은 띠를 감은 손목을 내려다봤다.
“그럼 대공님께서 저를 여기로 부르신 일은…… 결별 통보입니까.”
칼렌이 반지를 품 안에 넣었다. 반 걸음 다가섰다.
“아니다.”
말이 짧았다.
“계약으로 묶인 자리가 아니라, 당신의 곁에 내 의지로 머물고 싶다.”
리아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입술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바로 나오지 않았다. 목이 한 번 경련했다.
“나는 말주변이 없다. 다만 이번 생은 방관하지 않겠다. 묻지도 않고 죽게 두지도 않겠다. 그것을 증명할 시간을 달라.”
칼렌의 코발트 블루 눈동자에서 빛이 일었다. 이마에 난 얇은 땀방울이 햇살에 반사됐다.
리아나는 오른손을 올려 붉은 띠의 매듭을 더듬었다. 천천히 당겨 풀었다. 천이 손목을 떠나자 낡은 흉터가 그대로 드러났다. 바람이 띠를 스치며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이 흉터는 이제 아프지 않습니다.”
리아나의 손끝이 흉터 위를 한 번 쓸었다. 손등에 실핏줄이 가늘게 솟았다. 그 손을 칼렌 쪽으로 내밀었다.
“전 당신이 제 곁에 머물기를 구합니다. 변호도 책임도 구하지 않고——그저 당신이기를.”
칼렌이 그 손을 잡았다. 왼손 검지에 반지가 없었다. 맨살로 손을 감싸쥐자 리아나의 손가락 끝이 파르르 떨렸다.
그때 두 사람의 손목에서 동시에 푸른 빛이 번졌다. 리아나의 흉터 자리와 칼렌의 반지 자국 위로 같은 문양이 떠올랐다. 가느다란 덩굴이 둥글게 말려드는 모양——서로의 손목에서 정확히 같은 형태로 빛이 스며들었다.
엘레나가 숨을 한 번 들이켰다. 눈가가 붉어졌다. 세르지오가 목덜미를 긁다가 손을 멈추고 오른손을 검지에서 떼었다.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입가가 풀렸다.
칼렌이 손을 감싼 채 손목의 문양을 바라봤다. 빛은 서서히 사그라들었고, 은색으로 굳어 살갗에 박혔다.
“이게……”
“진심으로 맺은 서약은 마법이 증명합니다.”
리아나가 칼렌의 손목에 생긴 같은 문양을 왼손 검지로 쓸었다. 손끝에 닿는 그의 맥박이 빨랐다. 칼렌이 그 손을 거두지 않았다.
엘레나가 두 손을 모아 가슴께에 댔다. 세르지오가 그녀 옆에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심판원 정원의 바람이 다시 한 번 불어와 느릅나무 가지를 흔들었지만, 바닥에 떨어진 붉은 띠만 살짝 굴러갈 뿐 두 사람의 손목은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