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verStory

혈사문의 마지막 밤

3화

산길이 어둠에 잠겼다. 희미한 별빛만 비탈을 비췄다.

진사현은 묵묵히 앞장섰다. 어깨 상처가 옷깃에 눌릴 때마다 미세한 통증이 번졌지만, 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소월은 두 걸음 뒤에서 따라붙었다.

숨소리가 조금 거칠었다.

“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짧게.”

“은신처에 도착하면 바로 습격하실 건가요.”

“그렇다.”

진사현은 시선을 떼지 않았다. 산길은 점점 좁아졌다. 잡초가 무릎까지 올라왔다.

“기다리는 건 사치다. 놈들은 사흘마다 연락책을 만난다. 오늘이 사흘째다.”

위소월이 숨을 들이켰다.

“연락책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락책이 먼저 오면 같이 죽이면 된다.”

짧게 잘랐다. 등 뒤에서 위소월이 새끼손가락을 접는 기척이 느껴졌다.

동수루의 어두운 윤곽이 마을 저편으로 드러났다. 마을은 불빛 하나 없이 고요했다.

beat 1 시작

동수루 남쪽 골목은 비좁았다. 양옆으로 버려진 전각들이 바람에 삐걱댔다. 약재상은 골목 끝에 웅크리고 있었다. 대문은 판자로 봉쇄되어 있고, 틈 사이로 썩은 약재 냄새가 샜다.

진사현은 약재상 뒷골목으로 돌았다. 위소월이 그의 소매를 잡았다.

“뒷문입니다. 지하 저장고로 통하는 계단이 바로 그 문 안쪽에 있어요.”

진사현은 위소월을 벽 쪽으로 밀었다.

“여기서 기다려라.”

“저도…….”

“너는 내 호흡과 보법을 모른다. 좁은 실내에서는 방해될 뿐이다.”

위소월이 입술을 깨물었다. 단도를 움켜쥔 손이 떨렸다.

“기척을 죽이고 있어라. 누가 오면…….”

“도망칩니다. 알겠습니다.”

위소월이 벽에 몸을 밀착시켰다. 진사현은 뒷문을 밀었다.

문은 잠겨 있었다.

진사현은 검을 빼지 않았다. 대신 오른손을 문틈에 걸고 호흡을 늘어뜨렸다. 내공이 손가락 마디를 따라 흘렀다. 문빗장의 나뭇결 사이로 기가 스몄다.

타악.

빗장 안쪽이 부러지는 작은 소리. 진사현은 즉시 문을 열고 안으로 진입했다.

어둠 속에서도 저장고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이 보였다. 좁고 가팔랐다. 진사현은 검을 빼들고, 왼손으로 난간을 짚으며 한 계단씩 내려갔다. 발끝으로 디디며 소리를 죽였다.

지하 저장고는 예상보다 넓었다. 약 스무 명은 숨을 수 있을 공간이었다. 벽 쪽에 큰 약장들이 늘어서 있었고, 중앙에는 탁자 하나와 등잔 두 개. 그리고 사람 셋.

한 명은 탁자에 앉아 있었다. 사십 대 중반. 푸른색 도포에 혈사문 외청의 홍색 띠를 두르고 있었다. 부문주였다. 나머지 둘은 칼을 찬 병사들로, 벽을 등지고 서서 졸고 있었다.

부문주가 먼저 알아챘다. 손이 탁자 아래로 내려갔다.

진사현은 이미 움직였다.

발끝으로 바닥을 차며 오른편 병사에게 돌진했다. 세 걸음 거리. 첫 걸음에 허리를 틀며 상대의 옆구리를 벌렸다. 병사가 칼을 뽑기도 전에 진사현의 검날이 그 오른손 손목을 베었다.

“윽!”

병사가 칼을 떨어뜨렸다. 진사현은 즉시 두 번째 걸음으로 반대쪽 병사에게 방향을 바꿨다. 왼발을 축으로 도는 회전력으로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병사의 칼이 검날에 부딪혔다.

캉!

진사현은 그 충돌의 반동을 이용했다. 검날이 튕겨 올라간 순간 팔을 접으며 상대의 왼쪽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근접한 상태에서 오른손 검을 반전해 검병으로 병사의 관자놀이를 내리쳤다.

병사가 축 늘어졌다. 진사현은 두 번째 병사를 바닥에 버리며 부문주에게 몸을 돌렸다.

부문주는 이미 무기를 꺼내 들고 있었다. 탁자 아래에서 뽑아낸 것은 철퇴였다. 무거운 쇠망치 끝에 가시가 돋아 있었다. 원심력을 이용한 파괴력이 강한 병기였다.

“네놈이…….”

부문주가 낮게 읊조렸다.

“삼 년 전 도망친 쥐새끼로군.”

진사현은 입을 열지 않았다. 검을 정면으로 겨누며 숨을 들이켰다. 오른쪽 어깨 상처가 욱신거렸다. 움직임에 둔함이 남아 있었다.

“네놈 같은 놈들이 스무 명은 덤벼도 나를 못 당해.”

부문주가 철퇴를 휘둘렀다.

beat 2 시작

철퇴가 원을 그리며 날아왔다. 진사현은 상체를 뒤로 젖혔다. 철퇴가 코앞을 스쳤다. 바람이 얼굴을 쳤다.

무거웠다.

진사현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부문주의 동작을 관찰했다. 철퇴의 궤적은 컸지만 방향 전환이 느렸다. 무게에 끌려가는 관성. 바로 그 지점이 틈이었다.

진사현은 검을 낮게 잡았다. 왼발을 앞으로, 오른발을 뒤로 한 반보 자세. 호흡을 가늘게 끊으며 하단전에 내공을 집중했다.

부문주가 다시 철퇴를 내려찍었다.

진사현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왼쪽으로 반 걸음 비스듬히 파고들었다. 철퇴가 오른쪽 어깨 바로 옆 바닥을 찍었다. 돌가루가 튀었다. 진사현은 그 충격이 부문주의 손목에 전해지는 찰나를 기다렸다.

바로 지금.

오른발로 바닥을 박차며 검을 찔렀다. 찌르기는 직선이었다. 부문주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향해 뻗어 들어갔다. 부문주가 급히 철퇴를 들어올리며 물러서려 했다. 하지만 무거운 병기는 빠른 회수에 적합하지 않았다.

검날이 부문주의 옆구리를 얕게 베었다. 푸른 도포에 붉은 선이 번졌다.

“조금 빠르군.”

부문주가 비릿하게 웃었다. 그의 왼손이 품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언가를 바닥에 던졌다.

퍼엉!

연막이 터졌다. 저장고 안이 순식간에 짙은 회색 연기로 가득 찼다. 진사현은 즉시 호흡을 멈추고 귀로 상대의 위치를 찾았다.

오른쪽. 무거운 발소리와 철퇴의 공기 저항음.

진사현은 연기 속에서 낮게 몸을 굽혔다. 허벅지 근육을 이용해 낮게 점프하며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이동했다. 철퇴가 바로 아까 서 있던 자리를 쓸었다.

휙.

부문주의 호흡이 일 미터 앞에서 들렸다. 연기 탓에 숨이 약간 거칠어져 있었다. 진사현은 소리를 향해 검을 던지듯 밀어 넣었다.

검끝이 어깨에 닿고 깊숙이 들어갔다.

“커헉!”

부문주가 비틀거리며 철퇴를 놓쳤다. 무거운 쇳소리가 바닥에 울렸고, 연기가 조금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진사현은 부문주의 오른쪽 어깨에 검을 꽂은 채로 벽으로 밀어붙였다.

부문주가 등이 벽에 부딪혔다. 검날이 쇄골 바로 위를 눌렀다.

“말하라.”

진사현이 검을 비틀자, 부문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비급의 비의. 그리고…… 배신자. 누구냐.”

부문주가 피 섞인 숨을 토했다. 그래도 입술은 비틀려 있었다.

“비급…… 그게 아직도…….”

진사현이 검을 밀자 검날이 살을 더 파고들었다.

“하나씩.”

“비의는…… 쿨럭…… 폐관 안에 있다.”

부문주가 숨을 들이켰다. 왼손으로 검날을 붙잡으려 했지만 힘이 없었다.

“폐관 동굴…… 혈사문 옛터 뒤편…… 거기에…… 선대 문주가 남긴 진정한 비의가…….”

“증거.”

“내 탁자…… 서랍…… 문서가 있다…….”

진사현은 왼손으로 부문주의 품을 더듬어 암기를 찾아냈다.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 다음, 문서 한 통이 만져졌다. 종이였다. 품 안에 밀어 넣었다.

“배신자.”

부문주의 눈빛이 흔들렸다. 공포가 아니라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네놈…… 그걸 알면…….”

“누구냐.”

“네 사부는…… 아직도 제자를 잘못 뒀군.”

진사현의 손이 검을 더 깊게 밀었다.

“이름.”

“서…….”

부문주가 기침했다. 검은 피가 입술을 넘쳐 흘렀다.

“서율…… 네놈의 사형…… 그자가…… 혈사문과 손잡았다.”

진사현의 호흡이 멈췄다. 검을 쥔 손이 굳어지고, 눈동자가 좁아졌다. 하지만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고요했다. 더 깊은 고요였다.

“스승의…… 가장 신임받던 제자.”

부문주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가…… 문파의 위치를 알렸다…… 폐관 일정을 흘렸다…… 그날 밤 혈사문이 쳐들어간 건…… 그자의…… 초대 덕분이다.”

진사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왼손 손목의 흉터가 쑤셨다. 감각이 아니라 기억이었다. 스승이 손목을 잡으며 “현아, 네 사형이 수련하는 걸 잘 보거라” 하던 그 목소리.

서율. 늘 앞장섰고, 늘 옳았으며, 늘 스승의 오른팔이었다.

눈을 떴다.

“그자가 지금 어디 있느냐.”

“물론…… 혈사문이다. 서열은…… 문주 바로 아래…….”

부문주가 웃었다. 웃음에 피가 끓어올랐다.

“어차피…… 네겐 못 당해. 서율 대인은…… 이제 너와 차원이…….”

진사현은 검을 뽑았다. 깨끗하게, 한 번에.

부문주가 미처 반응하기 전에 검날이 다시 목을 가로질렀다. 짧은 베임이었다. 출혈이 터져 나오기 전에 진사현은 검을 내리고 물러섰다.

부문주가 벽을 타고 미끄러져 바닥에 쓰러졌다.

첫 복수였다.

beat 3 시작

진사현은 검을 부문주의 도포에 닦았다. 비로소 왼손이 떨렸다. 아주 미세하게. 검을 칼집에 꽂으며 손목을 잡아 멈추게 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계단 위에서 위소월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러운 물음이었다.

“올라오지 마라.”

진사현은 탁자로 걸어가 서랍을 열었다. 문서 한 장과 작은 나무 상자가 있었다. 상자 안에는 청동 열쇠가 놓여 있었다. 열쇠에는 ‘혈사구곡동(血蛇九曲洞)’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혈사문 옛터의 폐관 동굴이 분명했다.

문서에는 동굴의 위치가 약도로 그려져 있었다. 동굴 입구의 암호, 내부로 진입하는 첫 관문의 통과법까지 적혀 있었다. 진사현은 문서를 접어 품 안에 넣었다.

위소월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발소리가 작았다.

“……하셨군요.”

위소월이 부문주의 시신을 보았다. 호박색 눈동자가 커졌다. 바로 다음 순간, 표정이 사라지고 굳어졌다.

입술이 달싹였다.

“이게…… 복수군요.”

진사현은 대답하지 않고 탁자 위의 연막 잔여물을 손가락으로 쓸어 확인하며 다른 단서가 없는지 살폈다.

위소월은 시신에게서 두 걸음 물러섰다. 등이 저장고 벽에 닿았다.

“저……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머리로는.”

위소월은 새끼손가락을 접으려다가 손을 펴고 단도를 한 번 만졌다.

“하지만 눈으로 보니까…….”

“적응하라.”

진사현이 말을 잘랐다.

“이게 현실이다. 네 순찰도, 네 보고도, 네 선의도 전부 이런 결말을 향해 있었다.”

위소월이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붉었지만 울지 않았다. 단도 자루를 꽉 쥐었다.

“그러니까…… 더 물러설 수 없습니다.”

목소리는 떨렸지만 어미는 또박또박했다.

“이미 저는 이 싸움 안에 있습니다. 무지했어도, 속았어도, 결과는 같아요.”

위소월은 부문주의 시신을 똑바로 응시했다.

“내가 흘린 정보가 누군가를 죽게 했어요. 이 사람을 통해서. 혈사문을 통해서. 이제 알아요.”

beat 4 시작

위소월은 진사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처음에 당신이 말했죠. 제가 옳다고 믿던 것들이 무너진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지켜보겠다고.”

“기억한다.”

“저는…….”

위소월이 숨을 깊게 들이켰다.

“복수할 겁니다.”

진사현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내 복수다.”

“아닙니다.”

위소월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열아홉 소녀의 발걸음이 아니었다.

“당신의 원수는 서율이라는 자고, 그를 죽이는 건 당신의 몫입니다. 하지만 혈사문이 제 삶을 이용한 대가. 혈성단 안에 있는 연락책. 그건 제 복수입니다.”

위소월은 허리춤에서 혈성단 패찰을 꺼냈다. 나무로 된 작은 패로, 소속과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 패찰을 반납하기 전까지 저는 혈성단원입니다. 제가 직접 내부의 배신자를 찾아내겠습니다.”

진사현은 그 패찰을 바라봤다.

“그 과정에서 혈사문과 충돌한다.”

“각오했습니다.”

위소월이 패찰을 다시 품에 넣었다.

“처음에는 죄책감 때문이었어요. 제가 모르게 당신을 위험에 빠뜨렸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녀가 부문주의 시신을 잠시 보았다.

“이 싸움을 피하면 제가 제 인생을 부정하는 겁니다. 그건 못 합니다.”

진사현은 말없이 위소월을 응시했다. 처음으로 이 소녀를 똑바로 본 기분이었다. 충격받고 떨리던 인질은 더 이상 없었다.

“그게 네 답이냐.”

“네.”

진사현은 탁자로 가서 떨어진 암기 하나를 집어 위소월에게 건넸다.

“챙겨라. 살상용은 아니지만 적어도 무방비는 면한다.”

위소월이 암기를 받았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진사현은 탁자 아래 떨어진 철퇴를 발로 밀어 치우고 계단으로 걸어갔다.

“출발한다. 서율이 이 근방으로 추적대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그걸 어떻게…….”

“부문주 급의 간부가 혼자 움직일 리 없다. 연락이 끊기면 반드시 확인 부대가 온다. 놈들은 이미 알 거다. 여기가 뚫렸다는 걸.”

진사현이 계단을 오르며 품 안의 문서를 다시 확인했다. 약도는 동수루에서 북쪽으로 산길을 따라 한 시진 정도 거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장고를 나서자 새벽 공기가 차가웠다. 아직 동트기 전이었다.

beat 5 시작

골목을 벗어나자마자 진사현은 발걸음을 멈췄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북쪽 하늘에 붉은 점이 떠올랐다.

화승촉이었다. 한 개가 아니다. 세 개.

네 개.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었다. 혈사문의 신호 체계였다. 그리고 그 불빛들은 동수루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벌써…….”

위소월이 낮게 읊조렸다.

“실력 좋은 추적자가 붙었다.”

진사현이 문서를 꺼내 약도를 한 번 더 눈에 새겼다.

“서율이 직접 왔을 가능성이 크다.”

“서율이요? 지금 말한 그…… 사형이라는 자가?”

“그렇다.”

진사현이 약도를 품에 넣었다. 손이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따라와라. 산길로 붙는다.”

“폐관 동굴이 어딘지…….”

“북쪽. 한 시진 거리.”

두 사람은 뛰기 시작했다. 위소월은 진사현의 속도에 맞추느라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진사현은 오른쪽 어깨의 둔함을 무시하며 속도를 냈다.

산길은 가팔랐다. 잡초가 발목을 걸었고 돌부리가 발끝에 채였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진사현의 발걸음은 한 번도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

위소월이 돌에 걸려 휘청였다. 진사현이 왼손으로 그녀의 팔을 잡았다.

“버텨라.”

“괜찮습…….”

“질문이 아니다. 명령이다.”

위소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뛰었다.

산등성이를 넘어가자 시야가 트였다. 계곡 아래로 동굴이 있을 만한 암벽 지대가 펼쳐져 있었다. 약도가 가리키던 지점이었다. 진사현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산길 너머로 화승촉 불빛이 점멸하고 있었다. 여섯 개. 혹은 더 많았다. 빠르게 간격을 좁히며 다가오고 있었다.

불빛 하나가 갑자기 솟아올랐다. 신호용이었다. 다른 불빛들이 그에 응답하듯 움직였다.

“추격대를 세 방향으로 나누고 있다. 이쪽으로 오는 건 두 무리.”

진사현이 검을 빼지 않고 허리춤을 다시 여몄다.

“좁은 암벽 틈으로 간다. 서둘러라.”

두 사람은 다시 어둠 속으로 달렸다. 뒤에서 화승촉 불빛이 계곡을 향해 쏟아져 내려왔다.

철퇴가 원을 그리며 날아왔다. 진사현은 상체를 뒤로 젖혔다. 철퇴가 코앞을 스쳤다. 바람이 얼굴을 쳤다.

무거웠다.

진사현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부문주의 동작을 관찰했다.
혈사문의 마지막 밤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