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 통과
49화
감사실 분석실. 오전 9시 15분.
신우진이 어젯밤 접어둔 연쇄표를 펼쳤다. ‘함정 접촉 대기’라고 적힌 마지막 칸이 보였다.
이지원이 내부 메신저 로그와 INF-04의 통신 기록을 모니터 왼쪽에 나란히 띄웠다. 오른쪽 창에는 가짜 문서 ‘감사실 내부 검토용 — 대영산업 납품 부품 추가 검증 결과’가 열려 있었다.
“지난 6개월간 INF-04가 제공한 정보입니다.”
이지원이 목록을 스크롤했다. 문서 분류 체계 변경, 결재선 조정 정보, 비공개 회의 일정. 모두 23건.
“23건 전부 진짜 정보인가.”
신우진이 물었다.
“초기 17건은 검증 완료했습니다. 실제 내부 결정과 일치합니다.”
“나머지 6건은.”
“검증이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감사 범위 밖의 구매처 내부 회의록이라든가.”
이지원이 18번째 항목을 클릭했다. 3개월 전, 구매처 내부 검토 회의록 요약. 제보 시점은 회의 다음 날이었다.
“이 시점부터 INF-04가 받은 정보가 외부로 새기 시작했습니다.”
신우진이 연쇄표의 시간축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3개월 전이면 TH1187 로트 검수 기록 삭제보다 한참 앞선다.”
“네. 배상호의 삭제 실행은 11월 13일입니다. INF-04의 정보 유출 패턴은 최소 8월부터.”
이지원이 새 창을 열었다. INF-04가 dhparts.com으로 발신한 메일들의 제목 목록이 떴다. ‘확인 필요’로 시작해 ‘상세 취합 후 전달’로 끝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윤태호의 고정 문구입니다.”
“빈도는.”
“월 2회. 단, 11월 둘째 주에는 4회로 급증했습니다.”
신우진이 고개를 끄덱였다. 11월 둘째 주는 자신이 박중호의 금고에서 TH1187 출력본을 확보한 직후였다.
“본인은 이 사실을 모르게 해야 한다.”
“당연합니다. 오늘 발송할 가짜 정보도 평소와 동일한 경로로 전달합니다.”
이지원이 내부 메신저의 정보원 개별 채팅방을 열었다. INF-04와의 대화창이 맨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최근 메시지는 지난주 목요일, 구매처 인사이동에 관한 제보였다.
“트랩 문서의 핵심 내용은.”
“‘내일 오전 9시, 감사실과 공정거래위원회 합동으로 본사 구매처 압수수색 예정. 대상은 2018년 이후 대영산업 납품 계약 관련 모든 문서 및 시험 성적서 원본.’”
신우진이 연쇄표 옆에 메모했다. 압수수색 — 존재하지 않는 일정.
“구매처 내부에서만 확인 가능한 세부 사항을 두 개 넣었습니다. 첫째, 압수수색 영장에 특정된 계약 번호 대역. 둘째, 기록관리부서의 폐기 이관 보류 사유가 이번 압수수색과 연계됐다는 내용.”
이지원이 설명을 마치고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이 정보를 확인하려면 구매처 내부 문서 관리 시스템에 접근해야 합니다. 일반 정보원의 권한으로는 불가능합니다.”
“INF-04가 접근할 수 있는 레벨인가.”
“COOP_04 계정 권한이면 가능합니다. 구매처 계약 문서 조회 권한이 포함돼 있습니다.”
신우진이 화면을 봤다. 가짜 문서의 마지막 줄에 ‘작성자: 감사실 이지원, 검토자: 감사실장 김재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재원은 2001년 퇴직한 인물이다. 내부자가 보면 위조임을 바로 알 수 있는 표지였다.
“김재원을 검토자로 넣은 이유는.”
“INF-04가 보낸 초기 제보 17건의 문서 분류 체계를 보면, 2001년 이전 감사실 문서 번호 규칙을 알고 있습니다. 퇴직한 김재원의 이름을 보는 순간, 이 문서가 공식 결재를 거친 진짜라고 판단할 겁니다.”
이지원이 시스템 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9시 42분.
“지금 발송하겠습니다.”
내부 메신저 창에 메시지를 입력했다. ‘INF-04, 긴급 공유. 감사실 내부 검토용 문서 하나가 오늘 아침 결재 완료됨.
파일명 AU-2024-003-08, 제목은 대영산업 납품 부품 추가 검증 결과. 내일 오전 압수수색 관련 내용 포함. 상세는 문서 열람 바람.’
발송. 3분 뒤 INF-04의 상태 메시지가 ‘읽음’으로 바뀌었다.
신우진이 IT보안팀에서 받은 접속 로그 모니터를 열었다. AU-2024-003-08 문서에 대한 접근 기록만 필터링했다. 현재까지 접근 기록은 0.
이지원이 마우스를 다른 정보원들과의 채팅방으로 옮겼다. INF-01, INF-02, INF-03. 각각에게 다른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구매처 정기 감사 일정, 인사 발령 예고, 기록관리 규정 개정 초안. 모두 실재하는 정보였다.
“나머지 세 명에게는 가짜 정보를 보내지 않습니다. 함정 문서는 INF-04만 알고 있습니다.”
“접근 권한도 통제했나.”
“네. 문서 열람 권한은 COOP_04 계정을 포함한 네 명과 감사실 내부 직원 둘뿐입니다.”
오전 10시 12분.
접속 로그 모니터에 첫 번째 경고가 떴다. COOP_04 계정으로 AU-2024-003-08 문서 열람. 접속 IP는 구매처 내부 네트워크 대역.
“들어왔습니다.”
이지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화면에 문서 뷰어 로그가 실시간으로 떴다. 1페이지에서 4페이지까지 순차 스크롤. 페이지당 체류 시간 12초에서 18초.
신우진이 팔짱을 풀었다.
“스크롤 속도가 빠르다. 내용을 읽는다기보다 캡처나 저장을 먼저 하는 동작.”
3분 뒤, 로그에 새 줄이 추가됐다. 외부 저장장치 연결 감지. 장치 ID는 T7-4B21. 삼성 포터블 SSD였다.
“문서를 복사했습니다.”
이지원이 캡처 로그를 띄웠다. 파일 복사 명령이 실행된 시간은 문서 열람 시작 3분 41초 뒤. 복사된 파일명은 AU-2024-003-08.pdf. 대상 경로는 외부 저장장치 루트.
“어디서 접속했는지.”
신우진이 물었다.
이지원이 접속 로그의 위치 정보를 확대했다. 단말기 MAC 주소 00-1A-2B-3C-4D-5F. 구매처 3층 자재관리과 사무실. 내부망에 등록된 지정 단말기 T-PROC-12.
“구매처 자재관리과입니다.”
“거기가 INF-04의 소속 부서인가.”
“아닙니다. INF-04의 공식 소속은 구매처 계약심사과입니다. 자재관리과는 다른 부서.”
이지원이 단말기 배정 기록을 추가로 열었다. T-PROC-12 단말기는 구매처 자재관리과 사무실 내 공용 프린터 옆에 설치된 보조 단말기였다. 3명의 직원이 공동 사용하는 기기다.
“본인 자리에서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공용 단말기를 골랐습니다.”
“추적을 의식한 거다.”
신우진이 연쇄표에 ‘10:12 — COOP_04 계정 — T-PROC-12(자재관리과 공용) — 문서 복사’라고 적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로그는 쌓이고 있습니다. INF-04는 방금 복사한 파일을 확인하는 중일 겁니다.”
이지원이 다른 창을 열었다. dhparts.com 도메인으로의 발신 메일 감시 필터가 가동 중이었다. 아직 새로운 발신은 없었다.
“문서를 복사한 뒤,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외부로 전달할 겁니다. 그 시간차를 이용해 접속 위치를 특정하는 겁니다.”
이지원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T-PROC-12 단말기에 현재 접속 중인 세션을 확인했다. COOP_04 계정이 여전히 로그인 상태였다. 문서 뷰어가 닫히고, 파일 탐색기가 활성화된 상태.
“아직 단말기 앞에 있습니다.”
신우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안팀에 연락한다. 구매처 3층.”
“증거가 충분합니까.”
“문서 복사, 외부 저장장치 연결, 공용 단말기 사용. 세 가지면 내부 감사 규정상 현장 확인 사유가 된다.”
이지원이 보안팀 내선을 눌렀다. 신우진은 연쇄표를 들고 문 쪽으로 걸었다.
감사실 복도. 오전 10시 52분.
신우진이 서측 복도 끝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지원이 그의 오른쪽 어깨 너머로 모니터 패널을 가리켰다. 패널 화면에 T-AUD-07 단말기의 실시간 세션 로그가 떠 있었다. 접속 중인 계정은 COOP_04. 열람 중인 문서는 AU-2024-003.
“아직 안 나갔습니다.”
이지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신우진은 대답 없이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안전화 밑창이 리놀륨 바닥에 짧게 끌렸다.
서측 사무실 문이 열렸다. 정보원이 문턱에서 멈춰 섰다. 오른손에 서류 봉투를 쥐고 있었다. 봉투 가장자리에 ‘AU-2024-003 사본’이라고 적힌 라벨이 붙어 있었다.
“이 주임님.”
정보원의 목소리가 반 박자 빨랐다.
“지금 퇴근하십니까.”
이지원이 물었다. 질문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네. 오늘 오전 근무만 있어서.”
“비번이신데 사무실에 들르셨군요.”
정보원의 시선이 서류 봉투에서 이지원의 얼굴로, 다시 신우진의 안전조끼로 옮겨갔다.
“어제 두고 간 자료가 있어서요.”
신우진이 한 걸음 다가섰다. 정보원이 반 걸음 물러났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 오전 2시 17분입니다.”
신우진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검지가 짧은 수평선을 그었다.
“단말기 T-AUD-07. 감사실 문서 목록 열람. AU-2024-003 조회.”
정보원의 손가락이 서류 봉투 모서리를 접었다. 종이가 구겨지는 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그건…”
이지원이 태블릿을 들어 정보원에게 보여주었다. 접속 로그가 한 줄씩 시간 역순으로 정렬돼 있었다. 02:17:03 접속.
02:19:45 문서 목록 열람. 02:21:12 AU-2024-003 조회. 02:31:08 USB 저장장치 연결.
“열람 14분 뒤에 외부 저장장치를 연결하셨습니다.”
이지원의 어조는 평온했다. 마치 감사 보고서 초안을 검토하는 말투였다.
정보원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서류 봉투를 든 손이 허리 높이까지 내려갔다.
“문서 반출은 사규 제62조 위반입니다.”
이지원이 태블릿을 내렸다.
“그 봉투는 여기서 열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정보원이 복도 벽에 등을 기댔다. 형광등 불빛이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을 비췄다.
“지시를 받았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누구의 지시입니까.”
이지원이 물었다.
정보원이 고개를 저었다. 입을 열었다 닫았다. 신우진이 서류 봉투를 가리켰다.
“봉투.”
정보원이 봉투를 내밀었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지원이 봉투를 받아 열었다.
내부 감사 초안 AU-2024-003의 출력본이었다. 여백에 수기 메모가 적혀 있었다. ‘대영산업 측에 전달 예정. 담당자 귀하.’
이지원이 출력본을 접어 태블릿 뒷면 케이스에 끼웠다.
“지금부터 감사실 내부 보안 절차에 따라 대기실로 이동하십니다.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보원이 복도 벽에서 몸을 떼지 못했다. 신우진이 보안 인원을 호출하는 내선 버튼을 눌렀다.
“따라오십시오.”
이지원이 몸을 돌렸다. 정보원이 느리게 그 뒤를 따랐다. 구두 굽이 리놀륨을 불규칙하게 두드렸다.
철도공사 감사실 소회의실. 오전 11시 30분.
한경숙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조 조끼 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하얀 스티커에 ‘BJ-09-03’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영수 어머니한테서 받은 거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신우진이 노트북을 열었다. 이지원이 USB를 꽂았다. 폴더 네 개가 화면에 떴다.
2009입고검사. 2013시험성적서비교. 2015개정안문제점. 202311_최종.
“마지막 수정일이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군.”
이지원이 커서를 ‘202311최종’ 폴더에 올렸다.
“해고되기 직전까지 정리했나 보네.”
한경숙이 팔짱을 끼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이지원이 폴더를 열었다. B4 계열 패킹 부품 시험 성적서 원본 데이터베이스 덤프 파일이었다. 레코드 487개. 각 레코드에는 부품 로트 번호, 시험 일자, 인장 강도 측정값, 중량, 패킹 재질 코드, 합격/불합격 플래그가 포함돼 있었다.
신우진이 가방에서 출력본 사본을 꺼내 테이블에 펼쳤다. 앞선 사건에서 대조했던 7개 부품 출력본. 각 출력본의 실제 측정값이 붉은 펜으로 동그라미 쳐져 있었다.
“TH-1187-04. 인장 강도 13.4뉴턴. 디지털 성적서는 11.2뉴턴.”
신우진이 첫 번째 출력본을 집었다.
이지원이 USB 데이터에서 동일 로트를 검색했다. 원본 레코드의 인장 강도 필드는 13.4. 불합격 플래그가 1로 설정돼 있었다.
“원본은 불합격입니다.”
“KD-2037-088.”
신우진이 두 번째 출력본을 넘겼다.
“중량 17.3그램. 디지털은 16.7.”
이지원이 검색했다. 원본 중량 17.3그램. 불합격.
“KD-2037-114.”
신우진이 세 번째를 집었다. 출력본의 패킹 재질 칸에 검수자의 수기 메모가 있었다. ‘EPDM 혼합재 의심. 육안으로 HNBR과 식별됨.’
이지원이 USB 레코드를 열었다. 패킹 재질 코드는 EPDM. 불합격.
나머지 네 개 부품도 동일했다. 원본 데이터는 모두 허용오차 초과. 디지털 성적서는 전부 기준치 이내로 수정돼 있었다.
“조작 알고리즘이 동일합니다.”
이지원이 엑셀 파일을 열고 측정값들을 정렬했다. 원본 인장 강도에서 일률적으로 2.1뉴턴을 뺀 값이 디지털 성적서에 입력돼 있었다. 중량은 0.6그램 감소. 패킹 재질은 EPDM을 HNBR로 치환.
“로트가 달라도 조작 방식이 같습니다. TH-1187 시리즈 전체, KD-2037 시리즈 중 일곱 개 로트. 모두 동일 패턴.”
한경숙이 테이블을 짚고 허리를 굽혔다.
“그러니까 시험 장비 자체를 조작한 게 아니라, 측정값만 추출해서 일괄 수정했다는 거네.”
“네.”
이지원이 2009년과 2013년 폴더를 열었다. 2009년 입고검사 데이터에도 동일한 패턴의 수정값이 발견됐다. 인장 강도 2.1뉴턴 감소. 중량 0.6그램 감소.
“14년 동안 같은 수식을 썼습니다.”
신우진이 증거 연쇄표를 꺼내 마지막 칸에 볼펜을 댔다. ‘USB 데이터 — 2009~2023년 — 동일 조작 알고리즘 — 487개 레코드 — 계획적 조작 입증’이라고 적었다.
이지원이 빈 엑셀 시트를 열었다. 상단에 ‘공식 감사 보고서 증거 목록 — AU-2024-003-08’이라고 입력했다.
제1항. 앞선 사건 출력본 — TH-1187 로트 물리적 검수 기록(인쇄일 11월 12일 22:43) 제2항. 앞선 사건 대조표 — 7개 부품 디지털 성적서 조작 확인 결과 제3항. 앞선 사건 접속 로그 — INF-04 계정 비번일 비정상 접근 및 문서 반출 정황 제4항. 앞선 사건 USB 데이터 — 2009~2023년 원본 시험 성적서, 487개 레코드, 동일 조작 알고리즘 적용 확인
신우진이 연쇄표를 이지원 쪽으로 밀었다. 이지원이 연쇄표의 마지막 열을 읽고 증거 목록 옆에 ‘연쇄표 참조’라고 메모를 덧붙였다.
“이걸로 증거 체인은 삼중 교차 검증입니다.”
한경숙이 USB를 뽑아 주머니에 넣었다.
“원본은 내가 보관한다. 사본 필요하면 말해.”
신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지원이 증거 목록 엑셀을 저장하고 창을 닫았다.
화면이 바탕화면으로 돌아갔다. 이지원이 정보원 통신 기록 폴더를 클릭했다. 아까 복도에서 압수한 서류 봉투의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6개월간 INF-04의 통화 내역 로그가 시간순으로 정렬됐다.
대부분이 dhparts.com 도메인과의 암호화 메일 발신 기록이었다. 이지원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다. 발신 패턴이 멈춘 지점에서 눈이 멎었다.
2023년 4월 15일. 수신처가 달랐다. dhparts.com이 아니라 tsmgmt.co.kr. 태산경영연구원 도메인. 제목은 ‘상세 취합 후 전달.’ 윤태호의 고정 문구 패턴과 동일했다.
이지원이 해당 로그를 클릭했다. 본문 미리보기 창에 첫 문장이 떴다.
‘박 고문님께. 1998년 건 관련 요청하신 자료 정리했습니다.’
이지원의 손이 멈췄다. 왼손이 메탈 시계 밴드를 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얘졌다.
1998년. 아버지가 좌천된 해.
태산경영연구원. 박동수가 설립한 법인.
화면의 커서가 깜빡였다. 이지원이 숨을 들이쉬었다. 얕은 호흡이 한 번, 그리고 더 얕은 호흡이 뒤를 이었다.
신우진이 고개를 들었다.
이지원이 모니터를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