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verStory

F급 감정사, 미공개 가치를 읽는다

4화

이번 압수는 절차를 빙자한 거래다. 그 판단이 먼저 섰다. 태하 길드 사무실 유리문 너머로 오세준이 들어섰을 때, 한도윤은 주머니 속 나침반의 무게가 평소보다 가볍게 느껴진 걸 알았다.

바늘이 평소와 반대로 돌아 있었다.

반응이 아니라…… 경고처럼.

“계좌 동결 통지부터 받아라.”

오세준이 테이블 위에 서류를 떨어뜨렸다. 검은 장갑을 낀 손가락이 종이 모서리를 두 번 두드렸다.

“봉인고 접근 예비심사가 자동 상정됐다. 대상자 소지품 중 위험도 분류가 필요한 물건은 관리원 직권으로 보관한다.”

민채원이 회의실 옆 복도에서 핸드폰을 들었다.

찰칵.

오세준이 그쪽은 보지 않았다.

“위험도 분류요.”

한도윤이 서류를 펼치지 않고 말했다.

“폐기 처리장에서 습득한 개인 소유물입니다. 그게 무슨 근거로 관리원 직권 압수 대상이 되죠.”

“습득 신고를 했나.”

오세준이 짧게 물었다.

“절차가 다르지.”

한도윤이 서류를 집었다.

보관이 아니라 압수였다.

문구만 다를 뿐 절차의 끝은 같았다.

뭐가 문구만 달라. 처음부터 이걸 노린 거잖아.

“신고는 안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소유권이 저한테 없습니까.”

“폐기장 습득물은 관리원 분류를 거쳐야 개인 귀속이 성립한다. 모르나.”

오세준이 손을 내밀었다. 나침반을 달라는 뜻이었다.

“내부 직권 제7조. 봉인고 접근 예비심사 대상자의 소지품은 직권 보관한다.”

“예비심사는 아직 대상 등록이지, 통과나 확정이 아닙니다.”

등을 곧게 세웠다.

“그 단계에서 소지품 압수까지 갈 근거는 제가 알기로 없습니다.”

“법률 자문을 받나.”

오세준이 처음으로 민채원 쪽을 봤다. 촬영 중인 핸드폰을 보는 게 아니라, 화면에 찍힐 자기 모습을 확인하는 눈이었다.

“안다고는 안 된다. 원본을 내놔라.”

첫 줄의 날짜는 오늘 오전이었다.

계좌가 묶인 건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었다.

예비심사 상정 시각과 같은 시각이 찍혀 있었다.

같은 시각이라.

한도윤은 숫자를 다시 짚었다. 이걸 우연이라고?

“이거예요. 이게 절차라면.”

한도윤이 통지서를 내려다본 채 말했다.

“왜 길드 계좌까지 묶었는지 설명부터 하시죠.”

“예비심사 연계 거래 제한이다.”

오세준이 검은 장갑을 고쳐 꼈다.

“대상자와 자금 흐름이 닿아 있는 기관은 심사 종료 때까지 동결한다. 태하 길드가 그 첫 번째였다.”

회의실 안쪽에서 백아린이 일어났다. 그녀는 말없이 자기 손등을 눌렀다. 표시 오류가 남긴 잔상이 화면 위를 늦게 따라왔다.

“나침반 원본.”

오세준이 한 걸음 다가섰다.

“네가 직접 꺼내면 압수가 아니라 임의 제출로 처리해 주지.”

“차이가 없어요.”

한도윤이 시선을 들었다.

“한 건수 줄여서 저한테 유리하게 할 것도 아니고, 관리원 기록도 그렇게 안 남겠죠.”

“현명하군.”

오세준이 짧게 웃었다. 웃음기 없는 소리였다.

“마지막이다. 내놔라.”

한도윤은 주머니에서 나침반을 꺼냈다. 일부러 천천히 꺼냈다.

“보관 확인서는 여기 두고 간다. 열람 요구가 있으면 관리원 기록 담당에게 해라.”

오세준이 나침반을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유리문 밖으로 봉인고 방향 복도가 보였다.

그 소리가…… 등 뒤에서 나를 잡아끄는 것 같았다.

한도윤의 왼쪽 눈이 뜨거워졌다. 금색 고리가 눈동자 바깥쪽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시야가 안쪽부터 뿌옇게 잠겼다.

“지금 내가 이걸 가져간다고 이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오세준이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말했다.

“알아서 판단해라.”

회의실 유리문이 닫혔다.

한도윤은 책상 모서리를 짚었다. 손끝이 아니라 어깨로 몸을 지탱했다.

한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불법 압수야.”

민채원이 핸드폰을 든 채 중얼거렸다.

“레알. 근거도 제대로 확인 안 시켜 주고 원본 가져가고.”

촬영은 계속 돌고 있었다.

눈이…… 정상이 아니었다.

“한도윤 씨, 눈.”

“잠깐이면 돌아와요.”

한도윤이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다.

“자리 먼저 잡아요.”

시야가 돌아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중앙이 마지막으로 풀렸다.

“무슨 일 있었어, 둘 다 표정이 왜 이래... 아니야?”

“관리원장이 나침반 가져갔어요.”

민채원이 촬영을 멈추고 공태식에게 화면을 들이밀었다.

“이거 봐. 불법인 거 같은데 어디다 올려야 돼? 관리원 게시판? 경매장 공지?”

“잠깐만, 그 나침반.”

공태식이 화면을 보다가 한도윤을 돌아봤다.

“폐기장에서 네가 주운 거잖아. 나 그때 옆에 있었는데. 뭐라고 하려니까.”

커피 얼룩이 그대로였다.

‘이거 말하면…… 해고 각인데.’

“잠깐만. 그쵸?”

“공태식 씨가 본 걸 증명해 주면 그 압수가 불법인 게 드러나요.”

민채원이 핸드폰을 다시 세웠다. 녹취 화면이 켜졌다.

“익명 편집으로 내보낼게요. 얼굴이랑 목소리 다 가릴 거예요. 관리원이 보낸 문서는 어차피 여기 있으니까 증언만.”

“문서는...”

공태식이 통지서를 집어 들었다.

“계좌 동결이랑 나침반 보관, 이거 관리원이 보낸 게 맞구나. 그 뒤로 우리 감정소에 무슨 전화 온 게 아니라 진짜 관리원장이 직접 와서?”

“방금.”

한도윤이 짧게 답했다.

“폐기장에서 그걸 주운 게 내가 본 첫 장면이 아니라 두 번째야. 처음 보라고 한 사람도 나였고.”

공태식이 넥타이를 풀었다가 다시 조였다.

“내가 지금 이런 말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그게 무슨 관리원 압수 대상이야?”

“그 말을 증언서로 남겨 주면 돼요.”

민채원이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의 경위도 같이. 폐기장에서 본 위치, 시간, 반입 구역. 그 정도면 법률 검토는 알 바 아니고 여론에서 꺾이는 순서로 갈 수 있어요.”

“익명이라면서.”

“너는 괜찮아? 나는 진짜 몰랐어, 보는 순간부터 이렇게 될 줄은.”

“증언해요.”

“대신 원본은 공 소장이 갖고 있어. 필요한 말만 영상에 남기고.”

민채원이 공태식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가 쓰긴 할 건데, 녹취 켜 놓는 거 잊지 마.”

공태식이 볼펜을 눌렀다.

“폐기장 반입 당일 날짜는 확인 못 해. 근데 그 나침반은 한도윤이가 열기 전에 금속 조각들 사이에 꽂혀 있었고.”

“그거면 돼요. 시작했어요.”

민채원이 녹취를 눌렀다.

공태식이 문장을 써 내려갔다. 셔츠 소매가 종이 위를 지날 때마다 연한 커피 냄새가 스쳤다. 증언서 마지막에 이름을 적고 나서 그는 한 번 더 한도윤을 봤다.

“내가 지금 이거 쓰는 거, 나만 손해 보는 거 아니지?”

‘나만 손해 보는 거…… 아니지?’

“원본은 갖고 있어요.”

한도윤이 말했다.

“사본은 민 기자가 갖고.”

“공보 담당.”

민채원이 정정했다.

“기자 아니고. 근데 이거 하나면 경매장 게시판은 오늘 저녁에 터질 거예요.”

공태식이 다 쓴 증언서를 들어 올렸다. 민채원이 그 앞면을 사진으로 세 번 찍었다.

찰칵, 찰칵, 찰칵.

공태식은 원본을 반으로 접어 왼쪽 넥타이 안주머니에 넣었다. 민채원은 촬영본을 확인하고 나서 증언서 사진을 갤러리에 잠갔다.

“올라가야 하면 말해요. 편집본 먼저 만들게요.”

“을은 아니고.”

한도윤이 의자에서 일어나 회의실 안쪽의 백아린을 봤다. 그녀는 단말기를 내려다본 채 손등을 문지르고 있었다. 화면에 ‘측정 보류’가 다시 떠올랐다가 일그러졌다.

열이 오른 얼굴은 화면 불빛보다 붉었다.

“길드 계좌가 오늘 아침부터 묶였어요.”

한도윤이 백아린에게 걸어가며 말했다.

“금요일 결제 전에 증언 영상부터 퍼뜨리죠.”

그날 저녁, 경매장 별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한 번도 걷지 않은 사람에겐 길게 느껴질 만큼 꺾여 있었다. 공태식은 넥타이 안주머니를 두어 번 만지작거리며 민채원의 반 발짝 뒤를 따라 걸었다.

민채원의 작업실은 경매장 별관 지하에 붙어 있었다. 오후 햇빛은 못 들어오는 창 없는 방이었다. 냉방기 소리가 낮게 깔린 책상 위에 스마트폰 세 대가 제각각 다른 각도로 세워져 있었다.

공태식은 증언서 원본을 겹쳐 들고 서 있다가 자리를 못 잡았다. 의자에 앉으라는 민채원의 손짓을 두 번이나 놓쳤다.

“여기 앉아요. 편집부터 확인하시라고요.”

“내가 뭘 또 확인해. 아까 다 본 거잖아.”

민채원은 스마트폰 한 대를 공태식 쪽으로 밀었다. 화면에는 관리원 로비에서 나침반이 압수되던 장면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촬영 각도는 복도 끝, 방청석 뒤편이었다.

“제목부터 갈게요. ‘폐기장 습득자를 압수한 국가기관.’ 어때요? 세죠?”

“국가기관이라고? 관리원이 그렇긴 한데... 이건 너무 나가는 거 아니야?”

“이미 나갔어요. 삼 분 전에요.”

민채원이 책상 위 노트북을 돌렸다. 송출 화면이 떠 있었다. 경매장 온라인 게시판에 제목이 올라가 있었고 댓글 수가 초 단위로 뛰었다.

공태식이 의자에 앉지도 못한 채 화면에 코를 박았다.

“시청자 반응 봐요. 지금 초반인데 이 정도면 오늘 조회수 기록 갈 만한데요?”

“잠깐, 잠깐. 이거 실시간이야?”

“실시간이에요. 압수 영상 삼십 초, 공태식 님 증언 요약 스무 초. 반복 송출이요.”

공태식이 허리를 폈다.

아니, 이게 벌써?

손에 든 증언서 원본이 접힐까 봐 조심스럽게 가슴께로 붙였다.

“내 얼굴은 안 나오는 거지?”

“목소리만 나가요. 변조했고. 그것보다 댓글 봐요. ‘감정사가 왜 압수당하냐’는 반응 터졌어요.”

댓글은 빨랐다. ‘경매장 반응 재현 합격시킨 사람 맞지?’, ‘이거 절차 위반 아니냐’, ‘나라에서 F급 뭐 이런 식으로 대우함?’. 관리원 게시판 쪽 동시 송출 창에도 같은 제목이 붙는 중이었다.

공태식은 고개를 흔들었다. 작은 눈이 화면 빛을 받아 반짝였다.

“내가 봐도 이건 관리원이 잘못했다.”

민채원이 손뼉을 한 번 쳤다.

“이 반응이면 된 거예요. 이제 증언서 원본은 여기 금고에 넣어요.”

그녀가 작업실 안쪽 서랍형 금고를 열었다. 공태식은 증언서를 한 번 더 펴 번호를 확인한 뒤 넣었다. 민채원이 금고 문을 닫을 때쯤, 노트북 한쪽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관리원 측 공식 삭제 요청: 허위 사실 및 내부 절차 노출.’

민채원은 메시지를 스크린샷으로 남겼다.

“삭제 요청 왔어요. 거절 답 보낼게요.”

“거절해도 되는 거야?”

“경매장 공보 담당이 관리원 하급 부서 지시 받을 의무 없어요. 그리고 이건 공익 제보예요.”

그녀가 클립 사본을 별도 저장소에 올렸다. 제목 아래 ‘사본 보존 중’이라는 표시가 붙었다.

원본 송출이 잠깐 멈추는가 싶더니 사본 링크가 댓글 창에 자동 공유됐다.

화면이 다시 한 번 갱신됐다.

“이제 관리원에서 몇 번을 내려도 사본 계속 올라가요. 어차피 퍼지는 건 못 막아요.”

공태식은 금고 쪽으로 물러서서 화면을 오래 내려다봤다.

이거…… 밤새 퍼지겠는데.

댓글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졌다.

같은 시각, 국립유물관리원 수석감정관 열람실은 회의용 단말기 두 대만 켜져 있었다. 서하진은 문을 닫고 열람대 위에 사고 기록 사본을 가로로 펼쳤다. 봉인체 원래 감정서의 접수번호가 붙은 부분을 책상 끝에, 사고 기록 사본의 같은 번호를 그 아래 나란히 놓았다.

노윤석과 장미령은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노윤석은 검지로 안경다리를 두 번 밀고 서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접수번호 동일.”

장미령이 낮게 말했다.

“봉인체 감정서와 사고 기록이요?”

서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람 권한으로 확인한 결과 두 문서의 접수번호가 동일합니다. 부수적으로 촉매 표면 문양과 사고 기록 초기 반응이 겹친다는 점도 열람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노윤석이 손을 들어 서류 위를 훑었다.

“그래서 재감정을 열자는 건가. 직권 제7조가 있잖나. 봉인 해제는 관리원장과 수석 감정관 2인의 동시 승인 없이는 안 돼.”

“해제가 아닙니다.”

서하진은 사고 기록 사본을 한 장 뒤집었다.

“공개 재감정입니다. 미공개 유물의 진짜 가치가 공개적으로 확정되면 등급과 명칭, 출처가 관리원 데이터베이스에 자동 갱신됩니다. DB 자동 갱신 조항이 먼저입니다.”

“그게 제7조보다 우선한다는 건가?”

“우선이 아니라, 봉인 해제 절차를 거치지 않는 공개 판정으로도 DB 갱신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장미령이 방청 신청서를 끌어당겼다. 노윤석은 팔짱을 풀고 동의서 서명란을 내려다봤다.

아니, 잠깐.

이게 그렇게 단순하게 넘어갈 일인가.

열람실 조명 아래서 서류 모서리가 푸르스름하게 반사됐다.

“재감정이 열리면 우리 서명이 그대로 밖에 돈다는 거야. 관리원장 반대가 분명한데.”

서하진이 말했다.

“현재 관리원 게시판에 압수 경위가 실시간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반대만으로 수습이 안 되는 국면입니다.”

노윤석이 볼펜을 집었다.

“오감정 은폐로 비치면 더 못 빠져나온다……”

알겠네, 가는 수밖에.

그가 동의서에 서명했다.

턱.

장미령은 방청 신청서에 도장을 찍고 접수 화면을 열었다. 접수 번호가 생성되는 동안 그녀가 중얼거렸다.

“이걸 내가 서명해도 되는 건가……”

서류에 찍힌 자기 이름이 낯설었다.

내 손으로……

서하진은 원본 두 부를 가지런히 모아 한 묶음으로 접었다. 재감정 동의서와 사고 기록 사본이 섞이지 않게 표지를 나눠 끼웠다. 열람실 문밖 복도에서 휴대전화 알림음이 두 번 울렸다.

띠링, 띠링.

방청 접수증이 장미령 손에 남았다.

그 무렵, 봉인고 외곽 통제구역은 복도 조명이 절반만 켜져 있었다. 오세준은 증거 보관용 잠금 상자에 든 나침반을 강필주 쪽으로 밀었다. 강필주가 보안 로그 장비를 가슴 높이로 들었다.

“증거 보관고로 옮겨. 이송 기록은 구간마다 남기고.”

강필주는 잠금 상자를 들어 올렸다. 오세준이 앞서 걷자 봉인고 방향 복도가 어두웠다. 바닥에 깔린 경광선만 붉게 깜빡였다.

잠금 상자가 봉인고 입구 쪽으로 다섯 걸음쯤 움직였을 때, 상자 안쪽에서 소리가 났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

가는 떨림이었다.

강필주가 걸음을 멈췄다.

오세준도 멈췄다.

“왜.”

“상자에서 소리가 납니다. 방금.”

강필주가 보안 로그 화면을 확대했다. 영상 안에서 나침반 바늘이 흔들리다가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뭐지, 이건……

바늘이 스스로 돌다니.

이게 정상적인 반응일 리가 없잖아.

상자 밖에서는 투명한 관찰창으로 붉은 기운이 희미하게 번졌다. 봉인고 문 방향으로 상자를 비스듬히 기울이자 테두리 문양이 진동 자국처럼 흔들렸다.

“방금 이거 붉어진 거 맞습니까.”

오세준은 잠금 상자 절반을 손바닥으로 짚었다.

“멈춰.”

강필주가 상자를 바닥에 내리지 않고 그대로 들고 서 있었다. 오세준이 보안 지시 단말기에서 이송 절차 중지 명령을 띄웠다.

“보관 절차 일시 중지. 이상 반응부터 보안 기록으로 올려.”

강필주가 로그 장비의 저장 버튼을 눌렀다. 붉은 반전 순간이 기록에 남았다. 오세준은 손을 떼고 봉인고 방향을 바라봤다. 나침반의 바늘은 복도 끝 경광선이 깜빡이는 쪽을 그대로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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